코인의 역사에서 2020~2021년 디파이 서머와 NFT 붐을 거치며, 이더리움 메인넷은 자신의 인기 때문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트랜잭션 요청이 처리 한도를 넘어서면서, 거래 한 건에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의 가스비가 붙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유니스왑에서 토큰을 스왑하거나 오픈씨에서 NFT 하나를 민팅하는 단순한 조작 한 번에도 가스비가 크게 붙는다는 불만이 커뮤니티 곳곳에서 쏟아지던 시기였습니다. 소액 투자자에게는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레이어 2와 솔라나라는 서로 다른 두 갈래의 해법이 등장했습니다.
이더리움이 마주한 벽: 블록체인 트릴레마
이더리움의 초당 트랜잭션 처리 수(TPS)는 약 15~30회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이더리움 개발진의 실력 문제가 아니라, 암호학계가 오래전부터 지적해 온 ‘블록체인 트릴레마’ 때문이었습니다 —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이라는 세 요소를 동시에 완벽하게 만족시키기는 극히 어렵다는 이론입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탈중앙화와 보안성을 우선한 대신, 처리 속도와 확장성을 일정 부분 희생하는 선택을 한 셈입니다.
이 한계를 풀기 위한 시도는 크게 두 갈래로 갈렸고, 코인의 역사는 이 지점에서 또 한 번의 중요한 갈림길을 맞이합니다. 하나는 이더리움이라는 기존 체인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보조 체인을 얹는 방식(레이어 2)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예 처음부터 다른 구조로 새로 짓는 방식(3세대 고성능 메인넷)이었습니다.
해법 1: 이더리움 위에 얹는 레이어 2, 롤업
레이어 2는 이더리움 본체(레이어 1)의 코드를 직접 건드리지 않고, 수많은 거래를 메인넷 바깥에서 먼저 처리한 뒤 그 결과만 압축해서 레이어 1에 기록하는 ‘롤업(Rollup)’ 방식을 사용합니다. 아비트럼(Arbitrum), 옵티미즘(Optimism), 폴리곤(Polygon) 같은 프로젝트들이 이 방식으로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수료를 큰 폭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레이어 2가 실험적인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대형 중앙화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2023년 자체 레이어 2 체인 ‘베이스(Base)’를 옵티미즘 진영의 기술 위에서 직접 출시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납니다. 대형 금융 서비스 기업이 자체 인프라를 새로 짓는 대신 검증된 레이어 2 구조를 택했다는 것은, 이 기술이 실제 서비스 단에서도 신뢰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롤업에는 크게 두 가지 검증 방식이 있습니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거래를 일단 진실로 간주하고 이의가 제기될 때만 검증하는 방식으로 구현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최종 확정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zk-롤업’은 암호학적 증명을 이용해 거래를 즉시 검증하는 대신 기술적 구현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두 방식 모두 “이더리움의 보안을 빌려 쓰는 대신, 그 보안을 실제로 연결해 주는 다리(브릿지)가 새로운 약점이 된다”는 공통의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레이어2로 옮기면 가스비가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최근 수치로 따로 비교해 두었습니다.
비트코인 쪽 확장 방식을 더 자세히 보려면 라이트닝 결제 채널이 거래를 묶는 방식에서 채널 개설과 정산이 온체인 전송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법 2: 처음부터 다시 짓는 3세대 메인넷, 솔라나
레이어 2가 기존 체인 위에 얹는 방식이라면, 솔라나는 아예 새로운 구조로 메인넷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솔라나의 핵심은 ‘역사증명(PoH, Proof of History)’이라는 독자적인 시간 측정 메커니즘입니다. 모든 노드가 거래 순서를 매번 새로 합의하는 대신, 블록 생성 이전에 이미 검증 가능한 시간 순서를 암호학적으로 새겨 넣어 합의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이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트랜잭션을 동시에 병렬로 처리하는 실행 엔진을 더해, 솔라나는 초당 수만 건 단위의 처리 능력을 공식적으로 표방해 왔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이론적 최대치에 가깝고, 실제 네트워크가 혼잡할 때의 지속 처리량은 이보다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실제로 솔라나는 초기에 몇 차례 네트워크 일시 중단(Outage)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압도적으로 저렴한 수수료(건당 1원 미만 수준)를 무기로 디파이·밈코인·NFT 생태계를 빠르게 흡수하며 대표적인 3세대 메인넷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코인의 역사 속 블록체인 세대별 기술 구조 및 성능 비교
| 구분 | 1세대/2세대 메인넷(BTC, ETH L1) | 레이어 2 솔루션(Arbitrum, OP) | 3세대 고성능 메인넷(Solana 등) |
|---|---|---|---|
| 핵심 목적 | 기본 가치 전송 및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 이더리움 연산 부담 분산, 수수료 절감 | 단일 메인넷 자체의 초고속 처리 |
| 처리 속도(TPS) | 약 7~30 TPS | 약 2,000~4,000 TPS 이상 | 이론상 수만 TPS(실제 지속 처리량은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변동) |
| 거래 수수료 | 혼잡 시 수만 원 이상 | 수십 원~수백 원 수준 | 1원 미만(극소액) |
| 핵심 장점 | 높은 탈중앙성과 보안 | 이더리움 보안 공유 | 압도적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 |
| 핵심 단점/리스크 | 느린 속도, 높은 혼잡 시 수수료 | 브릿지 보안 위험, 시퀀서 중앙화 | 초기 네트워크 정지 이력, 모놀리식 구조의 자체 리스크 집중 |

리스크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크로스체인 브릿지는 서로 다른 두 체인을 이어주는 스마트 컨트랙트에 대규모 자산이 예치되는 구조라, 코인의 역사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대형 해킹의 표적이 되어 온 영역입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사고마다 달라 이 글에서 특정 수치를 단정하지는 않지만, “브릿지에 자산을 오래 묶어두지 않고 목적을 마친 뒤에는 옮긴다”는 원칙만큼은 분명히 기억해 둘 가치가 있습니다.
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 “TPS 숫자가 높으니 더 좋은 체인”이라고 단순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TPS는 이론상 최대치와 실제 지속 처리량이 다를 수 있고, 탈중앙화·보안성과는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습니다. 특정 체인을 고를 때는 TPS 숫자 하나가 아니라, 트릴레마의 세 축(탈중앙화·보안성·확장성) 중 무엇을 얼마나 희생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실전에서 이렇게 확인합니다: 레이어 2를 이용하기 전에는 L2BEAT 같은 사이트에서 해당 체인의 예치 자산(TVL) 규모와 보안 단계(Stage 0/1/2 — 검증 방식이 얼마나 탈중앙화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분류)를 확인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아직 중앙화된 시퀀서(Sequencer)에 의존하는 초기 단계 레이어 2라면, 그만큼 운영 주체에 대한 신뢰가 더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최신 동향: 레이어 2 진영에서는 여러 롤업이 동시에 데이터를 공유하는 ‘공유 시퀀싱(Shared Sequencing)’이나 이더리움과의 데이터 제출 비용을 낮추는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솔라나 진영에서도 네트워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클라이언트 다양화(여러 검증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운영해 단일 장애점을 줄이는 방식)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접근의 장단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레이어 2는 “검증된 보안을 물려받는 대신 다리(브릿지)라는 새 약점을 떠안는” 접근이고, 3세대 메인넷은 “처음부터 빠르게 짓는 대신 그 구조 전체의 안정성을 새로 증명해야 하는” 접근입니다. 어느 쪽이 우월하다기보다, 지갑에 있는 자산의 성격(장기 보관인지, 빈번한 소액 거래인지)에 따라 적합한 선택이 달라집니다.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것
코인의 역사가 보여준 속도 혁신의 시대를 지혜롭게 활용하기 위한 실천 과제입니다.
- ☐ L2BEAT에서 이용 중이거나 관심 있는 레이어 2의 TVL과 보안 단계를 확인한다.
- ☐ 이더리움 메인넷 거래 전에는 DefiLlama나 이더스캔에서 현재 가스비 수준을 확인하고, 급하지 않다면 혼잡도가 낮은 시간대를 활용한다.
- ☐ 크로스체인 브릿지로 큰 금액을 옮길 때는 한 번에 몰아넣지 말고, 검증된 브릿지인지 먼저 확인한 뒤 분산해서 이동한다.
- ☐ 솔라나 생태계를 살펴본다면 Solana Docs에서 실제 네트워크 구조를 직접 확인해 본다.
- ☐ 코인의 역사 이전 회차가 궁금하다면 코인의 역사 3부: 2017년 ICO 광풍은 왜 그렇게 뜨거웠고, 왜 그렇게 빨리 식었나, 코인의 역사 4부: 디파이 서머와 NFT가 소유권의 정의를 바꾼 순간, 코인의 역사 5부: 테라-루나와 FTX, 같은 해에 벌어진 두 종류의 붕괴에서 확인한다.
- ☐ 자산 보관·브릿지 이용 시 보안 수칙은 가상자산 보안 가이드라인에서 확인한다.
공신력 있는 출처: L2BEAT, DefiLlama, Solana Docs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레이어 1과 레이어 2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1. 레이어 1(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독립적인 합의 알고리즘을 갖춘 자체 메인넷인 반면, 레이어 2는 레이어 1 위에서 작동하며 수수료와 처리 속도를 개선한 뒤 최종 결과만 레이어 1에 기록하는 보조 체인입니다.
Q2. 솔라나는 왜 이더리움보다 거래 속도가 훨씬 빠른가요?
A2. 블록 생성 순서를 검증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역사증명(PoH) 메커니즘과, 거래를 동시에 병렬로 처리하는 실행 엔진 덕분입니다. 다만 이 속도는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공식 발표 수치는 이론상 최대치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3. 레이어 2 체인을 사용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위험은 무엇인가요?
A3. 자산을 이동시켜 주는 크로스체인 브릿지의 해킹 위험, 그리고 초기 레이어 2가 흔히 의존하는 중앙화된 시퀀서(Sequencer)의 장애·검열 가능성입니다.
Q4. 옵티미스틱 롤업과 zk-롤업은 어떻게 다른가요?
A4. 옵티미스틱 롤업은 거래를 우선 진실로 간주하고 이의가 제기될 때만 검증해 구현이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최종 확정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zk-롤업은 암호학적 증명으로 거래를 즉시 검증할 수 있지만 기술적 구현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Q5. TPS(초당 거래 처리량) 숫자만 보고 체인을 선택해도 되나요?
A5. 권장하지 않습니다. TPS는 트릴레마의 세 축(탈중앙화·보안성·확장성) 중 무언가를 희생한 결과인 경우가 많고, 공식 발표치와 실제 혼잡 상황의 지속 처리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 TPS 하나만 보지 말고 무엇을 희생해 그 속도를 얻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6. 3세대 메인넷이 계속 늘어나면 이더리움 레이어 2는 의미가 없어지나요?
A6.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레이어 2는 이더리움의 검증된 보안성을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강점이 있고, 3세대 메인넷은 처음부터 새로 설계한 구조로 속도를 얻는 대신 자체적인 검증 이력을 새로 쌓아야 합니다. 코인의 역사가 보여주듯 두 접근 모두 계속 발전 중이며, 용도에 따라 선택이 갈립니다.
두 갈래 길이 남긴 질문
코인의 역사 6부에서는 이더리움의 가스비 위기가 어떻게 두 갈래의 해법 — 기존 체인 위에 얹는 레이어 2와, 처음부터 다시 지은 솔라나 — 으로 이어졌는지 살펴봤습니다. 두 접근 모두 블록체인 트릴레마라는 같은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해법의 방향은 서로 달랐고, 그만큼 남아 있는 리스크의 성격도 다릅니다. 속도와 수수료라는 눈에 보이는 장점 이면에 어떤 트레이드오프가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코인의 역사에서 새로운 체인을 접할 때마다 반복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확인 절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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